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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중독의 비즈니스》와 한국 마약 현실 - 마약 산업의 구조를 파헤치다

by sophie_a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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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중독의 비즈니스(The Business of Drugs)》는 전 CIA 분석가 아마릴리스 폭스가 진행하며, 전 세계 마약 산업의 구조를 냉정하게 분석한 작품입니다. 폭스는 마약이 단순한 범죄 행위를 넘어 글로벌 경제 시스템과 깊숙이 연결된 거대한 산업임을 강조합니다.

각 에피소드에서는 코카인, 합성마약, 헤로인, 메스암페타민, 마리화나, 마약성 진통제 등 다양한 마약의 흐름을 추적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폐해와 인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그는 마약의 공급자와 소비자,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국제 범죄조직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며, 마약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치밀한 수요-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핵심은 마약에 대한 기존의 공포 중심 접근법을 넘어, 경제 원리와 수요·공급 구조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짚는 데 있습니다. 폭스는 마약 밀매 현장에 직접 들어가 생산자, 유통자, 소비자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생생하게 고발합니다. 결국 마약 문제는 단순한 단속과 법률 이전에, 생존, 불평등, 사회적 무관심이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 연이은 대규모 밀수 사건

한국은 한때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지만, 최근 몇 년간 국제 마약조직의 주요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항은 마약 밀수의 대표적인 통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부산항에서는 멕시코산 필로폰 402.8kg, 페루산 코카인 400kg, 해수공급구 씨체스트에 숨겨진 코카인 100kg 등 대규모 밀수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2025년 5월에는 몰타 국적 컨테이너선에서 코카인 720kg이 적발되었으며, 이는 약 2,4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였습니다.

서울에서는 외국인 조직이 '던지기' 수법으로 케타민 52kg과 엑스터시 7만여 정을 유통하다 적발되었습니다. 이는 약 12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한국이 더 이상 단순 경유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유통 목적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드라마나 뉴스에서만 접하던 마약 문제가 이제 일상생활 가까이에 침투해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경고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중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의 결과

《중독의 비즈니스》는 마약 문제를 단순히 범죄로만 보지 않고, 그 형성 구조를 면밀히 조명합니다. 한국 사회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검찰청의 마약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국 마약 사범은 약 2만 3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암수율을 고려할 경우 실제 중독자 수는 약 7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의료용 마약 오남용까지 포함하면 국내 마약 중독자 수는 최대 30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은 매년 200만 명 가까이 처방되고 있으며, 식욕억제제 역시 연간 100만 명 이상에게 처방되고 있습니다. 경남에서는 고등학생이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유통하다 적발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일부 의료기관이 마약 유통의 통로로 변질되고 있는 점은 심각한 사회 문제입니다. 의료윤리 부재, 처방 체계의 허점, 대리처방과 셀프 처방 관행이 마약 중독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마약 퇴치를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나?

부산지검, 세관, 경찰청 등에서 항만 밀수 전담 부서를 확대하고, 탐지견, 정밀 스캐너, 우범국 화물 집중검사 등 기술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상 밀수 적발률은 여전히 0.5%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적발된 양은 전체 마약 유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는 물리적 단속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함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한국 사회는 마약 문제를 단순한 단속의 영역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교육, 예방, 치료, 재활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포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합니다. 중독자는 처벌의 대상이 아니라 회복과 재통합의 대상이며, 제도는 이들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정책 효과를 고려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합니다.

《중독의 비즈니스》는 우리 사회에 핵심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제는 '형사처벌' 중심의 접근이 아니라 '사회적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마약 문제는 단순히 법과 질서를 위반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적 균열을 반영하는 징후임을 깊이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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